10월말에 때 아닌 폭풍우가 퍼붓더니 이내 개이면서 구름사이로 보이는 서울하늘은 곱고 투명한 가을하늘 그 자체였습니다. 퇴근하면서 차창밖으로 힐끔힐끔 처다본 북한산은 구름을 몇개 머리에 이고 있지만 그 위로 올라가면 지구끝까지 보일 만큼 맑고 투명하였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 늦게부터 개이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위성사진의 맑은 구역 뒤로 바로 중국쪽에서 구름이 따라오는지라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혹시나하고 고창균샘에게 전화를 해보니 역시나 이미 고대산으로 가시는 중이었습니다.

그제 나다스타파티에 갔다가 온후 비때문에 망원경을 내려 놓지 않을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철원쪽 방향을 잡았습니다.
수피령(거리100km)은 아무래도 바람이 심할 것 같고 내일 아침 올일도 걱정이되어 좀더 가까운(75km) 광덕산 기슭 상해계곡의 관측지로 결정하고 서울을 벗어나니 그동안 적체를 빚였던 이동근처의 도로공사가 마무리되어 관측지까지 일사천리로 달려올수 있었습니다.(약 1시간 소요,^^)
구름이 좀 있었지만 구름사이로보이는 별빛은 마음을 설레게하기에 충분하게 깨끗해보였습니다.

7시 50분부터 부지런히 설치를 하였지만 극축정렬 마칠때까지 2시간이 걸리더군요.(ㅜㅜ)
(EM200에 FSQ가지고 다니는 것은 소꼽장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별들의 초점이 삐리리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FWHM이 4이하로 떨어지지 않아서 보니 고공에서 부는 바람 때문에 시상이 엉망이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산 위쪽에로 부는 바람소리는 망원경을 날려보낼 기세였지만 관측지가 산중턱이고 북쪽으로 있는 나무와 언덕이 바람을 막아줘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덩치큰 반사경통에 후두까지 씌운터라 가끔씩 바람이 들어오면 EQ1200이 아니라 천문대급 가대도 정밀한 가이드를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에 바람이 심한 곳에서는 대구경반사망원경으로는 사진을 찍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값진 경험을 한 셈입니다.

구름이 없어지기를 기대하며 기다렸지만 새벽2시가 되면서 그나마 보였던 별들도 자취를 감추고 구름이 전하늘을 덮어버렸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2시 50분부터 부지런히 철수를 하였는데 차에 짐이 다 들어가서 문을 닫으니 3시50분,꼭 한시간이 걸리더군요...
새로 난 길을 달려 집에 오니4시45분...
좋아진 길 덕분에 한 시간이 채 안 걸리더군요.

지금 창밖의 하늘을 보니 다시 코발트빛 청명한 가을 하늘이 유혹을 합니다.
그런데 졸려움도 같이 유혹을 하네요.